학생회

왼쪽부터 박유빈('13), 강채원('13), 이승현('13)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윤서
2023년 홍익대학교 시각디자인과 학생회 회장을 맡았고, 올해 4학년이 된 20학번 최윤서라고 합니다.

예원
2023년 학생회 부회장을 맡았던 21학번 조예원입니다.

어떤 일을 하셨나요?

윤서
우선 대외적으로 하는 일을 설명드릴게요. 학생회는 학생 자치를 위해 존재하는, 학생들이 스스로 일구어 나가는 기구예요. 따라서 학생들의 의견을 모아 상위 기구인 미술대학 학생회나 총학생회로 전달하는 역할을 할 뿐만 아니라 교수님 등 교직원과 학생 사이를 연결하는 다리 역할을 합니다.

학생회 내부에서는 한 달에 네 번 과운영위원회를, 한 학기에 두 번 정기총회를 진행해요. 시각디자인과 재학생들과 함께하는 개강총회, 종강총회도 학기별로 진행하고요. 총회에서는 시각디자인과 전체를 통틀어 어떤 안건들이 제시되었는지 소개합니다. 또한 어떤 문제를 중점적으로 해결해야 하는지, 어떤 것들을 사전에 방지해야 하는지 논의하고 검토합니다.

예원
저는 조금 더 세세한 것들을 말씀드릴게요. 학기 초에는 학생회에서 홍익시디 카톡방과 카페를 개설해 신입생을 초대합니다. 이후 새내기들에게 배부할 굿즈 제작과 더불어 새내기를 대상으로 하는 여러 행사를 준비하고 진행해요. 이외에도 과 점퍼 제작, 미술대학 자율전공 및 디자인학부 설명회, 학생회비 납부 관리, 축제 때 학과 부스 운영, 개강 및 종강 총회 진행, 과대표 선거, 간식 행사, 학생 회칙 개정, 연사 초청, 실천단 기획 및 전시 진행 등의 일들을 합니다.

보람찼던 순간은 언제인가요?

윤서
단연 축제였다고 생각해요. 홍익대학교 축제가 운동장 공사로 2019년 이후 진행되지 않다가 작년에 부활했어요. 2019년 이후로는 남은 자료가 없어 저희도 2019년 자료를 보고 축제를 준비했던 상황이었죠. 자료가 충분치 않은 채로 축제를 준비하는 것도, 규모가 큰 우리 학과 부스의 인원을 통제하는 것도, 판매할 음식을 대량으로 생산하는 것도 참 힘들었어요. 그런데 우리 학과 학생들이 축제 부스가 예쁘다며 자부심을 느끼고 부스에서 함께 축제를 즐기는 모습을 보니 힘든 게 다 사라질 정도로 너무 뿌듯한 거예요. 저희가 평소에는 주로 앉아서 작업을 하다 보니 학생들끼리 소통할 기회가 많이 없잖아요. 축제가 소통의 장이 되었고 학생회가 이에 어느 정도 이바지할 수 있어서 굉장히 뿌듯했습니다.

예원
마찬가지로 질문을 듣자마자 축제가 떠올랐어요. 처음에 학생회로서 시각디자인과 축제 운영 총책임을 맡게 되었을 때는 막막함이 앞섰어요. 저도 축제를 경험해 보지 못한 학생이었거든요. 학생회 내부에서 축제를 경험해 본 사람도 한 명밖에 없었고요. 기획부터 예산안 책정, 음식 판매, 매뉴얼 수립까지 단 하나도 쉬운 일이 없었어요. 그런데 막상 축제 부스를 운영해 보니 우리 학과 부스에 사람들이 정말 많이 오는 거예요. 대기 인원도 많았고요. 주변 동기들도 우리 학과 부스가 정말 좋았다고 말해줘서 참 뿌듯했습니다. 또 하나는 퇴임사를 작성했을 때예요. 1년 동안 학생회에서 많은 일들을 했고 보람찬 한 해였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힘들었던 순간은 언제인가요?

윤서
저는 계획적인 성격이라 제가 예상한 것 외에 변수가 생기면 굉장히 곤란해하는 편인데, 학생회 일을 하다 보면,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대처해야 하는 일들이 많아서 힘들었어요. 이를테면 축제 준비를 할 때 학생들 간 소통이 원활하지 않았던 바람에 과별 부스 진행에 필요한 품목을 갑작스레 바꿔야 하는 상황 같은 것들이 있었죠. 이런 때는 시각디자인과 학생회 친구들도, 미술대학 학생회와 같은 상위 기구도 상황을 잘 납득할 수 있도록 빠르고 명확한 설명이 필요했어요. 지금 와서 생각해 보면 문제가 생겼을 때 소통하는 과정이 제일 어려웠던 것 같아요. 일단 저부터 정신을 차려야만 하니 스스로를 다독였죠. 저 혼자 마음을 추스르는 건 쉬운데 학생회장으로서 다른 친구들까지 동시에 신경을 써야 한다는 점이 힘들었습니다.

예원
홍익시디는 인원수가 엄청 많은 과예요. 따라서 학생회 측에서 설문조사를 시작하면 한 번에 몇백 명의 응답이 들어오는데, 응답을 엑셀 시트에서 일일이 정리해야 하는 점이 힘들었어요. 행사 하나를 하더라도 시각디자인과에서만 몇백 명이 참여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럴 때도 학생들을 통제하기가 쉽지 않죠. 예를 들면 새내기새로배움터 같은 행사에서요.

재밌었던 일화가 있었다면 소개해주세요.

윤서
작년 학생회에서 재미있는 일들이 너무 많았어서 하나를 꼽기가 어렵네요. 그래도 그중 하나를 이야기해 볼게요. 제가 사석에서 부학생회장 예원이를 ‘애기’라고 불러요. 그런데 미술대학 회장단끼리 모여서 미술대학 전반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공적인 미술대학 운영위원회 자리에서 제가 실수로 예원이를 애기라고 불러버린 거예요. 이후 미술대학 다른 과에서도 회장이 부회장을 애기라고 부르는 문화가 생겨버렸습니다. 어떤 과는 회장이 부회장보다 나이가 어린데도 부회장을 애기라고 부르기도 했고요. 이런 걸 얘기해도 되나 모르겠네요.

예원
시각디자인과 학생회는 매주 화요일마다 모여 과운영위원회를 열어요. 이 시간에는 업무 얘기가 주가 되고, 딱딱한 분위기가 형성되기 쉬워요. 그런데 학생회장 윤서 언니가 보시다시피 정말 재밌거든요. 윤서 언니가 매번 코미디언처럼 앞에 나서서 모든 학생회 친구들을 웃겨준 덕분에 자칫 힘들 수 있었던 과운영위원회가 너무 재미있게 느껴졌습니다.

전년도 학생회로서 올해 학생회에 하고 싶은 말은?

윤서
현재 시각디자인과 학생회가 비상대책위원회 체제에 있어요. 하지만 저희도 처음에는 비상대책위원회로 시작했거든요. 아직 보궐선거가 남아있으니 홍익시디 학우분들을 믿고 너무 주눅 들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또 긍정적으로 단순하게 생각하는 게 제일 좋다고 얘기해주고 싶어요. 무엇이 옳고 그른지 판단할 때, 그냥 본인의 판단을 믿고 나아가면 돼요. 예를 들어 학생회에서 하는 집행이 학생들에게 도움이 될 지, 이렇게 집행하는 게 맞는 길인지, 남의 말에 휘둘리지 말고 본인의 판단을 믿으면 되거든요.

또 제가 학생회장을 하다 보니, 작은 실수로도 크게 자책하는 친구들을 봐왔는데, 사실 한 발자국 떨어져서 보면 그렇게 큰 실수가 아닐 때가 많았어요. 그러니 본인을 너무 채찍질하지 말았으면 해요.

예원
제가 학생회를 직접 해보니 정말 쉽지 않은 일이라는 걸 몸소 느낄 수 있었어요. 그래서 주어진 일들을 다 해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잘하고 있다고 말해주고 싶어요.

나에게 홍익시디란?

윤서
제게 홍익시디란 제 20대 초반을 불사른 낭만이에요. 저는 제가 낭만과 동떨어져 있는 사람이라 생각했는데 홍익시디에 와서 많은 사람과 다양한 교류와 소통을 하면서 낭만을 느낄 수 있었거든요. 작업적인 것뿐만 아니라, 홍익시디의 행정이나 운영에 참여한 것도 굉장히 낭만적인 일이었다는 생각이 드네요.

저는 학부 졸업 이후 연구나 공부를 위한 대학원 진학을 계획하고 있고, 대학원에 진학하면 홍익시디에서 느꼈던 원초적인 젊음의 낭만을 느낄 수 없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래서 주위 친구들에게도 괜히 “학부에서 느낄 수 있는 낭만을 많이 느껴라!”라는 얘기를 하곤 해요.

따라서 제게 홍익시디란 최초로 느껴본, 그리고 이제 최후로 느낄 것 같은 제 20대 초반을 불사른 낭만이라고 표현할 수 있겠습니다.

예원
제게 홍익시디란 집 같은 존재예요. 집을 단순히 주거 공간 그 자체로 생각할 수도 있지만, 집을 나에게 맞게 꾸미고, 청소하고, 다듬고 나면 좀 더 편안한 공간이 되거든요. 마찬가지로 저도 홍익시디 학생회에 참여함으로써 홍익시디를 제게 좀 더 편안하고 온전한, 집 같은 곳으로 만들 수 있었습니다.

마지막으로 홍익시디 구성원들에게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윤서
저는 사실 저학년 때 반수를 생각했을 만큼 학교에 대단히 적응하지 못했어요. 코로나 시기이기도 했고, 제가 홍익시디라는 집단과 잘 맞지 않는 학생이라며 부정적인 마음을 가졌죠. 그런데 지금 와서 생각해 보면 홍익시디에 안 맞는 사람은 없다고 생각해요. 각각 본연의 모습이 다양한 색깔로 어우러져 지금의 홍익시디가 만들어진 거죠.

결국 하고 싶은 말은 성공이나 행복의 지표가 ‘한 가지 모습’이라는 생각을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거예요. 외주 작업을 많이 한다든가, 유명하고 좋은 일터에 들어가서 일을 한다든가, 아니면 디자이너로서 이름이 잘 알려져 있다든가, 이런 사람들만이 성공한 홍익시디 구성원이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다른 사람과 비교하지 않고, 자신이 가지고 있는 신념을 토대로 본인만의 노력을 계속해 나가 행복해지는 것이 홍익시디 구성원으로서 빛날 수 있는 방법이죠. 저는 이걸 모르고 남들이 성공이나 행복의 지표라고 생각하는 모습만 따라가고, 디자인으로 성공하려고만 했기 때문에 힘들었던 거예요.

현재 저는 학생회장 등 다양한 경험을 토대로 힘들었던 시기를 지나 홍익시디 구성원으로서 존재할 수 있는 저만의 의미를 찾았어요. 홍익시디에 잘 적응하지 못했던 제가 학생회장을 하고 학교생활에 깊숙이 침투해 홍익시디 구성원으로서의 의미를 찾을 수 있었던 것처럼, 다른 분들도 각자만의 성공이나 행복에 대한 정의를 잘 내릴 수 있게 되기를 바랍니다.

예원
학생회에서 진행하는 일에 간혹 실수나 흠집처럼 보이는 부분들이 있을지라도 학우분들께서 조금만 더 너그럽게 넘어가 주시면 좋겠습니다. 제가 직접 일원이 되어 보니 홍익시디 학생회에 속한 학생들이 학과를 위해 많은 일을 하고 또 그 이상으로 봉사하고자 하는 걸 보았기 때문에 더더욱 그렇게 느꼈어요. 주변에 학생회 친구들이 있다면 응원의 말도 해주시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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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학생회 사진 © 조예원, 최윤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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