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디자이너, 정재완

물성을 탐구하는 작가이자 교수, 그리고 디자이너인 정재완 님을 인터뷰했습니다. 이번 3월호에서는 시각디자인의 여러 분야 중 그동안 깊이 다루지 않았던 ‘책’을 주제로, 출판 현장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디자이너의 이야기를 전합니다. 책이라는 매체가 단순히 읽히는 것을 넘어 어떻게 경험되고 확장될 수 있는지를 탐구하는 가운데, 전시와 출판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 디자이너의 역할을 끊임없이 넓혀 온 정재완 님의 작업 세계를 만나보세요.

정재완

간단하게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홍익대학교 시각디자인과를 93년도에 입학하여 2000년에 졸업했고 이후에는 정디자인, 민음사에서 실무를 시작했습니다. 2009년부터 대구 영남대학교에서 시각디자인학과 교수를 하고 있고 지금은 사월의눈이라는 사진책 출판사에서 북 디자인을 하고 있습니다. 전주국제영화제 《100film 100poster》11년째인 올해부터 총감독도 맡게 되었습니다. 국내에서 꾸준히 이어져 오는 그래픽 디자인 행사이다 보니 신경 써서 감독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정재완 님의 대학 시절은 어땠나요?

제 대학 시절은 90년대 대중문화의 폭발기와 맞물린다고 말씀드릴 수 있는데요. 웹과 모바일이 등장하기 이전이다 보니 인쇄 매체가 큰 영향을 미쳤고, 홍대 앞을 걸으면 클럽 포스터, 연극 포스터가 거리를 지배한 수준이었습니다. 인쇄물처럼 물성이 있는 디자인이 지금처럼 기업화되기 직전, 대한민국 대안 문화의 출발점이라고 할 수 있을 시기에 대학을 다녔습니다. 이 때문에 대학 강의실 바깥에서 벌어지는 상황들이 제게 더 자극됐어요.

또한 디자인 기행이라는 프로그램을 소개하고 싶습니다. 디자인 기행은 3학년 학부 때 시작된 행사였는데, 우리나라 전체 지도를 전라, 경상, 충청, 강원 4등분으로 나누어 1학년부터 4학년까지 전국을 돌아보는 수학여행 같은 행사였어요. 일정은 학생들이 직접 짜고 디자이너에게 필요한 것들을 관찰하는 여행이었어요. 3학년 때는 보길도를 다녀왔는데 해남의 과거 역사에 관한 해설을 듣고 리서치도 하며 알찬 시간을 보냈어요. 졸업한 이후에는 이렇게 디자인을 위한 여행을 다닐 기회가 없었기에 학창 시절 가장 인상 깊은 추억으로 남아있어요. 비슷한 프로그램이 생긴다면 꼭 경험해 보기를 추천해 드립니다.

시각디자인과 재학 시절, 진로 결정의 계기가 되었거나 가장 기억에 남는 수업이 있었다면 무엇인가요?

저는 사실 디자인 전공의 방향을 인지하지 못한 채 진학했어요. 처음 타이포그래피 수업을 들었을 때 엄격한 규칙과 체계에 놀라 신입생 당시 적응하기 어려웠지만, 회화/판화/조소과 친구들과 사귀며 자유롭게 표현하는 순수 미술에 관해 관심을 두게 되었어요. 그리고 3학년 때 이성표 교수님의 일러스트레이션 과목을 수강하면서 일러스트레이터가 되어야겠다고 마음먹었어요. 내가 그린 그림을 누군가가 꼼꼼하게 살펴봐 주고 칭찬뿐만 아니라 조언도 받았던 기억이 좋았거든요. 그다음 3학년 2학기에 정병규 교수님의 편집디자인 수업을 들었을 때, 다시 한번 신선한 충격을 받았어요. 당시 교수님으로부터 ‘소쉬르 언어학’을 배운 기억이 나는데 정말 다른 디자인 수업과 다르게 인문학적 소양이 충만해지는 기분이었거든요. 이 두 가지 과목이 가장 인상 깊었습니다.졸업을 앞두고 이성표 선생님과 일러스트레이터가 되려면 어떤 준비를 해야 하는지 상담했는데, 좋은 그림을 그릴 수 있으려면 좋은 그림이 무엇인지 알아야 한다고 말씀해 주셨어요. 그래서 그림과 관련된 일을 하는 편집디자인 회사에 취직해 많은 그림 작가와 협업하며 일했습니다. 책에 대해 알고 그 가능성을 배우는 발판이 되어 지금의 제가 사월의눈에서 사진책을 만들고 있는 것 같네요.

93년도 소모임 ‘홍익디자인’에서 활동하셨어요. 소모임에 대한 간략한 소개와 어떤 활동을 하셨는지, 당시의 이야기를 듣고 싶어요.

‘홍익디자인’은 학회지를 만드는 소모임이었어요. 지금이라면 왜 굳이 종이 잡지를 만들었을까 생각할 수 있지만, 당시에는 인쇄물이 곧 홍보 매체로 작용했어요. 5권 정도 갖고 있는데 지금의 학과 소식과 졸업생들의 소식이 실린 ‘홍익시디 소식지’와 같은 느낌이에요. 학과 소식과 학술 전반적인 이야기를 담아 1년에 한 번 책을 내곤 했는데, 6호는 여러 가지 이유로 흐지부지되어버린 게 아쉽습니다. 어느 순간 종이책에 관한 관심이 줄어들면서 ‘홍익디자인’이 유지되지 못한 점이 가장 컸던 것 같아요.

학사, 석사, 박사 과정뿐만 아니라 2002년부터 2004년까지 시각디자인과 조교 생활도 하셨어요. 홍익대학교가 정재완 님에게는 어떤 의미였나요?

제가 가장 젊은 시절을 보낸 곳이고, 인생의 가장 화려한 시기입니다. 캠퍼스뿐만 아니라 홍대 앞 거리 문화를 포함해서 말이에요. 선후배들과 함께해서 즐거웠던 시기이기도 해요. 당시에는 학생이 교수를 찾아가 상담을 구하는 일이 상당히 어려웠어요. 접점도 적고 다가가고 싶지만 어려운 감이 있는 상황에서 조교실은 그 중간 지대 역할을 담당하고 있었어요. 학생들은 조교실에 찾아와 교수님께 전달할 의견들을 말하곤 했기에 조교실에서는 행정 업무 외에도 학생과 교수 사이에 다양한 일들이 일어났어요. 학생들이 조교를 찾아와 자신의 고민을 털어놓곤 할 때에는 선배로서서 고맙고 그 일이 보람찼어요. 이때 얻은 인맥이 제게는 지금까지도 큰 자산이랍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라면 ‘떼 사진(단체 사진)’이 기억납니다. 매년 초 전체 학년이 문헌관 앞이나 운동장 스탠드에 모여 사진을 찍고 실기실 복도에 대형으로 인화해서 전시했어요. 1학년 때에는 학생들이 일렬로 선 사진을 실제 사람 키만하게 인쇄했더니 복도를 가득 채우기도 했어요. 누군가 시켜서 한 일이 아니라 학생들이 즐기며 했던 일이었고, 당시 기술력으로는 대형 인화 자체도 색달랐기 때문에 기억에 남아요. 이런 퍼포먼스를 계기로 교수와 학생들 사이에 교류가 생겼고 선후배 간 친밀감도 쌓였던 것 같아요.

지금까지 진행한 프로젝트 중, 가장 기억에 남거나 인상 깊은 작업이 있다면 말씀해 주세요.

크게 세 가지의 작업이 기억에 남는데요. 첫 번째는 많은 사람들이 책의 물성을 좋아해준 『마생』입니다.두 번째는 제가 박사 과정에서 연구했던 주제를 발전시킨 『정병규 사진 책』입니다. 정병규 디자이너는 저의 스승이기도 하고, 한국 시각디자인 역사에서 의미 있는 인물 중 한 분이라고 생각하거든요. 대중에게 정병규 디자이너의 핵심을 잘 보여주는 책이 되었다고 생각해요. 마지막은 『아파트 글자』입니다. ‘거리 글자’를 수집하고 연구하는 입장에서 대중에게 더욱 설득력 있는 결과물이 되었기에 기억이 남습니다.

『마생』 개정판, 『정병규 사진 책』 , 『아파트 글자』 표지

2004년부터 2009년까지 민음사 북디자이너로 근무하시면서 어떤 경험을 하셨는지 궁금합니다. 

제가 학교에 다닐 당시에는 홍대 시각디자인과를 졸업하고 기업의 인하우스 디자이너로 취직하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 있는 분위기였어요. 지금은 기업 내 디자인 연구소, 디자인 센터 등이 만들어지면서 디자이너를 위한 업무 환경이 조성되어 있지만, 2000년대 초중반까지만 해도 시각디자이너가 기업에서 하는 일이 우리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던 것 같아요. 첫 직장이었던 정디자인에서는 디자인을 납품하는 것으로 제 역할이 끝난다는 점에 갈증을 느꼈어요. 제가 만든 결과물을 어딘가로 보내고 나면 이후에는 제가 조율을 할 수 없게 되는 거죠. 반면 민음사에서는 내가 디자인한 작업이 어떻게 대중들 앞에 소개되고, 어떤 길을 가야 하는지, 즉 홍보, 마케팅, 유통, 관리 단계까지 디자이너가 관여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출판사에서는 디자이너로서 책을 만드는 것뿐만 아니라 신문 광고, 웹 광고, POP 광고 등 홍보 일 또한 많이 했어요. 제작팀과 함께 제작 현장을 가거나, 창고에 가서 재고를 정리하는 일까지 같이 겪으며, 한 권의 책이 디자인된 이후에 어떻게 유통되고 현장에서 살아가고 있는지를 전부 지켜보았던 것이 민음사에서 일하며 가장 흥미로웠던 지점이었습니다.

사진과 텍스트, 이미지를 연관 짓는 출판사 사월의 눈에서 디자인을 담당하고 계십니다. 출판사를 설립하게 되신 계기와 배경이 궁금해요.

사월의눈의 대표인 전가경 씨는 실무와 대학원에서 사진과 잡지 아트디렉팅을 연구했고, 저는 민음사에서 책 표지 위주로 디자인했었죠. 우리는 함께 일할 수 있는 접점이 ‘책’일 것으로 생각했고, 그중에서도 ‘사진책’을 선택했어요. 

사진책은 우리나라에서 출판물이 적은 분야 중 하나예요. 비용과 품이 많이 들고, 제작 단가가 높아서 책값이 비싸요, 그리고 상대적으로 독자층이 적거든요. 상업 출판사들이 쉽게 시도할 수 없는 영역이었죠. 우리는 왜 사진책이 비싸고 거창해야만 하냐는 의문을 가졌고, 사진과 디자인의 접점에서 흥미롭게 감상할 수 있으며 동시대의 감각을 담아내는 사진책을 만들면 재밌지 않을까 고민했어요. 그 결과 사월의눈이라는 출판사를 거침없이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사월의눈에서 정재완 님은 기획부터 출판까지 다양한 역할을 맡고 계세요. 하나의 책이 출판되기까지, 전체적인 제작 과정에 참여하는 것에 대한 이야기가 궁금합니다.

사월의눈에서 만드는 ‘리듬총서’ 시리즈는 직접 기획하고 그 과정에서 사진가와 긴밀하게 협업합니다. 『어서오십시오』도 이렇게 기획된 책이었어요. 이 사진을 누가 촬영하면 좋을까, 생각하다가 최요한 사진가에게 의뢰한 거죠. 사진에 어울리는 지면을 만드는 일과 지면에 어울리는 사진을 만드는 일, 1년 동안 이 두 가지를 번갈아 가면서 작업해요. 기획과 편집이 완료된 뒤 디자인하는 선형적 방식으로 진행되는 것이 아니라, 책을 만드는 모든 과정이 수차례 돌고 도는 협업 방식으로 작업을 하는 겁니다. 

이것은 사월의눈의 특별한 작업 방식이라고 생각해요. 기획과 편집, 디자인이 분리되지 않고 서로를 넘나들며 보충하는 협업의 과정에서 책이 만들어지는 것이요. 그래서 적합한 사진가를 찾는 데도 공을 많이 들이는데요, 우선은 전시를 많이 봅니다. SNS를 통해 소식을 접하기도 합니다. 긴밀한 협업을 위해서는 소통이 자유로워야 하는 만큼 작가들의 소통 방식이나 태도 또한 중요하게 여겨요. 그리고 사월의눈이 섭외하는 사진가들의 성별과 나이가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도록, 의도적으로 균형을 맞추기도 해요. 그렇게 하지 않으면 출판사의 색이 의도하지 않은 방향으로 규정될 수도 있을 거라는 우려가 있거든요.

마지막으로, 책을 만드는 게 단순히 기술적인 일에 그치지 않기 때문에 공부를 정말 많이 해요. 동시대의 감각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시각적 훈련뿐만 아니라, 텍스트를 읽거나 사회를 파악하는 공부를 해야 해요. 그래서 책도 많이 읽고 리서치에 충분한 노력을 들이며 사진작가를 찾고 있습니다.

표 : 선형적 과정에서 유연한 플랫폼으로서의 출판

사월의눈은 외부의 사진집 제작 요청을 받지 않고 자체적으로 책을 기획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어떠한 기준으로 출판할 책을 선정하시나요? 

사월의눈은 1년에 2종의 책을 출간하는, 규모가 작지만 신중하게 작업하는 출판사예요. 작가와 책을 만드는 데 최소 1~2년의 세월이 걸립니다. 『정병규 사진 책』은 자료 조사와 인터뷰를 포함해 총 8년 동안 제작했어요. 적은 책을 만들기 때문에, 시야를 예리하게 잡아 그 시기에 가장 적절하다고 판단되는 작업을 하려고 합니다. 『어서오십시오』는 한국의 외국인 수가 증가하고, 언어 경관이 바뀌는 시기에 시의적절한 기획이었다고 생각해요. 또, 『대구는 거대한 못이었다』는 국내에 지역 이슈가 많이 논의될 때 다루었던 주제고요. 『북한산』이라는 책은 재개발과 동물권 이슈를 건드리기도 했습니다. 『Belonging Nowhere』은 유럽에서 활동하는 여성 퀴어 아티스트들을 인터뷰한 책이고요. 

사진책으로 풀어볼 수 있는 동시대적이고 사회적인 작업인가, 이 점을 유의하며 주제를 선정하고 있습니다.

『어서오십시오』 표지, 『대구는 거대한 못이었다』 표지 및 내지, 『북한산』 2판 표지, 『Belonging Nowhere』 표지

디자이너는 내가 왜 이런 디자인을 했는지를 끊임없이 설득하는 직업이기도 한데요. 사월의눈 기획자 겸 편집자인 전가경님과는 디자이너로서 어떻게 소통하고 있으신가요?

전가경 씨는 기획과 편집을, 저는 디자인과 제작을 담당하고 있지만 그 역할이 칼로 나누듯 정확히 구분된 것은 아니에요. 편집을 이해하는 디자이너, 반대로 디자인을 이해하는 편집자. 둘 간의 상호작용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서로의 역할을 넘나들기 때문에 가끔 의견 충돌이 있지만, 책이 만들어지는 과정은 누가 누구에게 일방적으로 지시하는 일이 아니라는 것을 계속 상기하면서 작업합니다.

한 지역을 더 넓은 범위로 생각해 보고, 여러 가지 이미지로 지역을 연상시키는 〈리듬총서〉 프로젝트가 정말 흥미로웠어요.  특별히 신경 쓰며 작업하신 부분이 있으셨는지 궁금합니다.

저는 책의 제작 과정을 많이 염두에 두고 책을 만듭니다. 제작의 관점에서 책을 디자인할 때마다 많은 영감을 받고, 제작 과정에 존재하는 한계나 조건들이 흥미롭다고 늘 생각해요. 책은 늘 16, 32단위로 반복되는 구조예요. 17, 25가 아니라 16, 32, 64… 이렇게 가는 거죠. 빨간 두 줄은 그 배수의 적당한 곳에 끼운 것이라 띠처럼 보이는 것이고, 간판 사진 이외에 마을의 분위기를 보여주는 정서적인 사진도 있기 때문에 일종의 리듬을 준 것이었어요. 간판 사진과 정서적인 사진이 반복되도록 규칙성을 갖고 넣다 보니 의도하지는 않았지만, 책의 제작 과정을 중시하는 저의 특성이 책의 디자인에도 반영되었습니다.

『어서오십시오』 책배 디테일

대구단편영화제의 부대행사인 《2024 디프앤포스터(diff n poster)》전시의 총괄을 맡으셨어요. 《디프앤포스터》는 ‘디자이너와 독립영화를 연결하는 협업 프로젝트’라고 들었는데요. 선배님은 《디프앤포스터》를 어떤 전시로 만들어 나가고 싶으셨는지 궁금합니다. 《디프앤포스터》의 궁극적인 의의나 최종 목표는 무엇인가요?

《디프앤포스터》는 비슷한 행사인 전주국제영화제의 《100film 100poster》와 공교롭게도 2015년에 함께 시작됐습니다. 《디프앤포스터》의 경우 지역의 작은 영화제에서 소규모로 이루어지는 행사였기에 역사는 오래됐지만 규모는 상대적으로 작아요. 처음에는 화가나 디자이너 등 시각예술 창작자들에게 ‘극장 빈 벽에 붙일 포스터를 만들면 어떨까?’하고 시작된 프로젝트였습니다. 《100film 100poster》가 성공을 거두는 것을 보고, 이런 기회는 많을수록 좋다고 생각해 벤치마킹하였어요. 40~45편 정도의 영화를 상영하고, 그 숫자의 디자이너를 해당 지역에서 섭외하는 식이었습니다. 차별점이 있다면 대구 기반의 행사이기 때문에 대구에서 활동하는 디자이너들을 섭외하고자 했다는 것이 되겠네요.

이 전시의 가장 큰 의미는 ‘단편영화’의 포스터를 만드는 것에 있습니다. 대게 단편영화는 포스터가 존재하지 않는 작품이에요. 그 포스터의 작업을 디자이너들이 맡아서 한다는 것은, 대외적으로 선보이는 영화의 얼굴을 만드는 일이라 감독들도 즐거워하고 고마워하곤 합니다. 이런 면에서 상업 영화의 포스터를 다시 디자인하는 것과는 그 의미가 다르다고 생각해요. 《디프앤포스터》 행사를 진행할 때는 참여 디자이너의 활동 지역, 연령, 성별 등을 조율해서 가능한 어느 쪽에 치우치지 않도록 하는데, 그것이 중요하고 어려운 일입니다. 그 덕에 그동안 지역에서 눈에 띄지 않았던 디자이너가 발굴되기도 했습니다. 또한, 그들이 스스로 문화예술 영역에서 디자이너로서 역할을 시작하고 그들 간의 커뮤니티가 만들어지는 계기가 되기도 했죠. 전가경 씨는 FDSC* 대구지부를 결성하기도 했어요. 대구뿐 아니라 대전, 광주, 부산 등 다양한 지역에서 작업을 해 나가는 목소리들을 발굴하려고 계속해서 노력하고 있습니다. 

* FDSC : Feminist Designer Social Club의 약자로 여성 디자이너들의 목소리를 시각화하는 작업을 진행하는 여성 디자이너들의 소셜 클럽

《2024 디프앤포스터(diff n poster)》 행사 전경

《디프앤포스터》 전시를 기획하고 진행하면서 가장 보람을 느꼈던 적은 언제였나요? 반대로 한계를 느꼈던 지점도 있으신지 궁금합니다.

지금의 한국 디자인은 서울 중심 디자인입니다. 대구, 부산, 광주, 강릉, 대전, 전주 등 다양한 생태계와 환경, 작업, 인물 등을 다룰 수 있을 거라는 가능성을 《디프앤포스터》를 통해 드러내고 싶은 마음이 있어요. 재미난 행사가 있을 때 함께 하자는 다른 지역에서 연락이 오기도 해요. 민동인 디자이너가 기획했던 책 『스몰 스튜디오, 스몰 신, 대전, 대구』처럼 지역의 목소리에 주목하는 기획물이 계속 시도되고 만들어진다는 것이 의미 있고 뿌듯했습니다.

물론 한계를 느끼기도 합니다. 디자인을 둘러싸고 있는 지역의 현실은 디자이너와 기획자들의 노력만으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제도적인 문제이기도 하고, 좋은 클라이언트가 필요한 일이기도 하죠. 문화예술 행사는 창작자 자신의 역량도 중요하지만, 그것을 수면 위로 끌어낼 수 있는 제도나 판이 중요한데 아직 충분하지 않다는 느낌이 들어요. 이런 부분들이 앞으로 꾸준히 개선되어 나갔으면 좋겠습니다.

〈글자풍경〉 작업과 전시가 흥미로웠어요. 지역별 거리 글자의 공통점이나 차이점이 있나요? 국내와 다른 해외 거리 글자의 특징도 궁금합니다.

2000년도에 졸업하자마자 뭐라도 해야겠다고 생각해서 홍대의 거리 글자들에 관심을 두고 모으기 시작했어요. 거리 글자가 가지고 있는 가장 큰 특성은 ‘일상성’, 즉 삶의 글자라는 점이죠. 학교에 다닐 때 타이포그래피를 배우며 다뤘던 글자들은 상당히 정제되어 있었고 얌전한 글자였습니다. 디자이너가 제어할 수 있는 글자들이었죠. 저는 그것이 일종의 엘리트 글자 문화로 여겨졌습니다. 그런데 거리에서 보는 글자들은 그것과 완전히 달랐어요. 간판 집 디자인이든, 고급 교육을 받은 디자이너의 디자인이든 거리에 놓이는 순간 변형되고 덧대어지며 사람의 손을 떠나게 됩니다.

해외에서도 마찬가지로 글자를 관심 있게 보게 되더라고요. 개인적으로 유럽이나 영미권보다는 중국, 일본, 대만 등 한자 문화권이 더 강렬하게 와닿았습니다. 표의문자인 한자가 가지고 있는 특징 때문인지 글자를 표현하는 방식이 풍성해 보였고 흥미로웠어요. 이것은 문자의 차이라기보다, 도시가 가지고 있는 특성 때문이라는 생각도 듭니다. 파리나 런던 같은 도시에서는 문자보다는 건축물이나 공공 인프라 시설 자체의 힘이 더 세 보였거든요. 동아시아권 글자의 복잡한 구조라든가, 간판 없이는 도시가 존재하지 않을 것 같은 분위기와는 확연히 다르죠.

2022년 한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책으로 선정된 『작업의 방식』에는 저자인 ‘리처드 홀리스’와 ‘스튜어트 베르톨로티-베일리’ 사이의 시공간적 차이를 잇는 다리로서 김동신 디자이너의 글이 등장하는데요. 두 저자의 글과 제삼자의 시각까지, 총 세 개의 다른 관점을 잘 엮어내기 위해 디자인적으로 고민했던 부분이나 사용하신 방식 등이 궁금합니다. 

김동신 디자이너의 글이 삽지로 들어가긴 했지만, 해당 지면을 강조하기 위해서라기보다는 분량이나 주제 측면에서 그것을 같은 위계에 놓지 말아야겠다는 의도였습니다. 책의 스캔본을 받아 넣은 부분과 앞뒤에 은 별색을 깔아 읽을 수 있도록 한 부분, 책의 한가운데 놓은 노란색 색지까지 세 부분을 책의 대수로 묶이는 설계에 따라 하나하나 작업했습니다. 특별히 어떤 부분을 강조한다기보다 세 가지를 시각적으로 구분 짓는 것이 흥미로울 듯해서 그런 방식을 선택했어요. 평소에 작업할 때도 책의 구성을 쪽수별로 설계하고 미리 계산하는 페이지네이션을 늘 진행합니다. 사월의눈에서는 이처럼 디자이너가 오히려 편집자에게 책의 구조를 제안하면 편집자가 그에 맞는 기획이나 사진 등을 고르기도 하는 등 디자인과 편집이 유연하게 섞여 있는 작업 과정을 거친답니다.

『작업의 방식』 표지 및 내지

영남일보에 연재하신 디자인 에세이를 엮어 책 『낯선 골목길을 걷는 디자이너』를 출간하셨어요. 길을 걷는 일상적인 행위 속에서도 예리한 시선으로 소재를 포착하고, 깊게 사고하시는 모습이 흥미로웠는데요. 출간과 관련된 이야기가 궁금합니다.  

영남일보와 『대구문화』라고 하는 잡지에 연재한 글을 모은 책이에요. 연재 당시 중학교 2학년 학생이 이해할 수 있을 정도의 글을 써달라는 요구를 받았습니다. 디자인에 관한 어려울 법한 이야기를 어렵지 않은 글로 작성하고자 노력했어요. 이 책을 만들 때 가장 염두에 뒀던 것은 북 디자인으로 의미를 전달하는 것이었어요. 당시 편집자에게 ‘하찮은 책’을 만들고 싶다고 표현했습니다. 고지식하고 훌륭한 것이 아닌, 누구나 쉽게 읽고 가질 수 있는 책을 저 나름대로 ‘하찮다’고 표현한 것이죠. 독자들이 보았을 때 단순하고 가벼울지라도 디자이너인 저에게는 상당히 공이 들어간 작업입니다. 글 하나마다 사진이 들어가는데, 다양한 시기에 찍힌 각기 다른 해상도의 사진을 균일하게 넣는 방식이나 손에 닿는 질감까지 고려해서 작업했으니까요. 안자이 미즈마루의 책 『최선을 다해 대충 그린 그림』이라는 제목 표현을 좋아해요. 이 책이 그런 느낌이라고 볼 수 있겠네요. 편집자에게 만 원 이하의 책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을 정도로, 표지를 포함해 대부분의 페이지가 1도 인쇄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제 예상과 다르게 출판사에서 제법 높은 가격으로 책정되어 놀라기도 했지만요. (웃음)

『낯선 골목길을 걷는 디자이너』 표지

북디자인은 변하지 않는 정론이나 규칙이 명확하게 존재하는 분야이면서, 시대에 따라 유행하는 책의 레이아웃과 콘셉트가 매우 다른 분야이기도 합니다. 북디자인의 영역에서 어떠한 부분에 가장 중점을 두고 작업하시는지 궁금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본문과 표지가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하지만, 책의 도입부터 마무리까지 전체적인 구조를 고민하고 하나의 흐름으로 이어지는 것이 책의 완성도를 결정짓는다고 느껴요. 그래서 저는 차례 페이지와 인덱스 페이지도 신경 써서 작업하곤 합니다. 북디자인은 단순히 표면을 아름답게 만드는 작업이 아니라, 책의 구조인 ‘뼈대’를 설계하는 일이거든요. 책의 구조적인 완성도가 탄탄하게 자리 잡을 때 비로소 좋은 디자인이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해요.

또한, 북디자인은 책이라는 전통적 매체를 다루기는 하지만, 빠르게 변화하는 트렌드에 알맞은 동시대성을 갖추어야 하는 분야입니다. 『정병규 사진 책』에서는 인덱스를 단순한 정보 정리가 아닌 고유한 내러티브 요소로 활용해 저자의 관점으로 인물, 출판사, 사건 등 고유명사를 정의했습니다. 텍스트북에서는 인덱스가 단순한 ‘하이퍼링크’의 역할을 하지만, 사진집이나 아트북처럼 디자이너의 개입이 적극적으로 필요한 책에서는 인덱스를 활용해 더 흥미로운 방식으로 책의 여운을 풀어낼 수 있기 때문이에요.

결국 변하지 않는 요소(가독성, 필수 구성 요소 등)와 변하는 요소(시대에 따른 레이아웃과 콘셉트) 사이에서 균형을 맞추는 핵심은, 책의 본질을 유지하면서도 동시대적인 감각을 반영하는 데 있다고 생각합니다.

정재완 님의 작업물에서는 간결하면서도 임팩트 있는 타이포그래피가 매력적입니다. 이러한 작업 취향을 구축하게 되기까지, 좋아하거나 영향을 받은 디자이너, 혹은 작가가 있으신가요?

스승인 정병규, 안상수 선생님과 일본 디자인의 영향을 많이 받았습니다. 스기우라 고헤이, 기쿠치 노부요시 등 묵직하고 선이 굵은 문자 중심의 디자인에 매력을 느꼈죠. 타치바나 후미오 등의 작가의 작업을 보며 성장했고요. 제 작업에서 보이는 글자 중심의 디자인도 이러한 경험이 녹아있는 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한글 레터링〉은 훈민정음을 공부하면서 생각한 작업입니다. 훈민정음은 그저 한글의 첫 형태를 담아 놓은 문헌이라고만 알고 있었는데, 계속 읽어보고 생각할수록 한글이 가지고 있는 독특한 합체 구조에 흥미가 생겨 자연스럽게 레터링 시도를 많이 해 보게 되었어요. 최근에 ‘스트리트’와 같은 다음절 단어를 1음절로 줄이는 음절 실험을 많이 했습니다. 영에서는 한 음절인데 한글에서는 네 음절이 되는 현상을 글자 디자인으로 담아보려 했어요. 〈동국정운〉이라고 하는 옛 문헌에 실제로 이런 예가 있습니다. 다만 그 글자를 어떻게 발음했는지 기록이 남아있지 않아 추측할 뿐이죠. 훈민정음에 흥미를 갖게 된 것이 레터링 작업을 하는 데에 있어서 큰 기점, 전환점이 된 것 같습니다.

음절 실험(스트맅) 사진

북디자인은 변하지 않는 정론이나 규칙이 명확하게 존재하는 분야이면서, 시대에 따라 유행하는 책의 레이아웃과 콘셉트가 매우 다른 분야이기도 합니다. 북디자인의 영역에서 어떠한 부분에 가장 중점을 두고 작업하시는지 궁금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본문과 표지가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하지만, 책의 도입부터 마무리까지 전체적인 구조를 고민하고 하나의 흐름으로 이어지는 것이 책의 완성도를 결정짓는다고 느껴요. 그래서 저는 차례 페이지와 인덱스 페이지도 신경 써서 작업하곤 합니다. 북디자인은 단순히 표면을 아름답게 만드는 작업이 아니라, 책의 구조인 ‘뼈대’를 설계하는 일이거든요. 책의 구조적인 완성도가 탄탄하게 자리 잡을 때 비로소 좋은 디자인이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해요.

또한, 북디자인은 책이라는 전통적 매체를 다루기는 하지만, 빠르게 변화하는 트렌드에 알맞은 동시대성을 갖추어야 하는 분야입니다. 『정병규 사진 책』에서는 인덱스를 단순한 정보 정리가 아닌 고유한 내러티브 요소로 활용해 저자의 관점으로 인물, 출판사, 사건 등 고유명사를 정의했습니다. 텍스트북에서는 인덱스가 단순한 ‘하이퍼링크’의 역할을 하지만, 사진집이나 아트북처럼 디자이너의 개입이 적극적으로 필요한 책에서는 인덱스를 활용해 더 흥미로운 방식으로 책의 여운을 풀어낼 수 있기 때문이에요.

결국 변하지 않는 요소(가독성, 필수 구성 요소 등)와 변하는 요소(시대에 따른 레이아웃과 콘셉트) 사이에서 균형을 맞추는 핵심은, 책의 본질을 유지하면서도 동시대적인 감각을 반영하는 데 있다고 생각합니다.

기술이 발달함에 따라 전자책 등 다른 매체가 종이책을 일부 대체하고 있어요. 그럼에도 종이책만이 가지고 있는 매력이 무엇일까요? 또, 이러한 상황에서 북디자이너로서 가져야 할 자세나 더 강화해야 할 부분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책은 죽고, 인쇄는 끝났다’는 이야기는 2000년대 초반부터도 쭉 나오고 있습니다. 25년을 더 살고 보니 책은 책으로서의 의미를 지니고, 디지털 기반의 E-Book은 그만의 의미가 있다고 생각해요. 책은 절대 없어지지 않는다는 유효성의 의미를 알 것 같기도 합니다. 한때 E-Book을 구독했던 적이 있었어요. 원하는 책을 자유롭게 대여해서 읽을 수 있어 편할 것 같았는데, 막상 사용해 보니 디지털 기기로 글자를 읽는 게 어렵게 느껴지더라고요. 사진을 확대하거나 돌려볼 수도 없다는 점과 한 번 인쇄하면 고칠 수 없이 물성이 고정되어 있다는 것을 종이책의 약점이라고 생각했었는데, 글자의 크기나 글줄의 길이, 인쇄한 페이지 번호 등이 고정되어 있다는 것에서 정서적 안정감을 느끼게 되더라고요. 종이책의 고정된 환경이 주는 정서적 안정과 만족감을, 유동적인 E-Book이 온전히 전달하지는 못한다고 느끼곤 합니다. 종이책의 이러한 특징을 잘 드러내기 위해서는 북디자이너가 더 적극적으로 책을 해석하고 활용해야 하고요. 

또한 책은 한번 인쇄되면 고칠 수 없는 매체인 만큼 텍스트나 이미지를 어떻게 잘 적용하고 더 잘 보여줄 수 있을지에 대한 물리적 완성도에 더 신경을 쓰게 돼요. 일반적으로 독자들이 책을 볼 때는 표지 디자인의 화려함은 볼 수 있지만, 본문의 폰트는 잘 보지 못합니다. 막연하게 읽거나 보기 편하다고는 느끼지만, 그 안의 미세한 변화는 눈치채지 못해요. 독자들이 눈으로 미처 발견하지 못하는 부분을 신경 쓰는 것이야말로 북디자이너에게 가장 중요하고 재미있는 지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정병규 사진 책』 차례 및 인덱스

인프라와 인적 네트워크가 서울에 집중된 우리나라에서 각기 다른 지역에서 활동하는 디자이너들이 겪는 상황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궁금합니다.

대구의 인구가 236만 명 정도의 큰 도시이지만, 많은 인구에 비해 문화 예술 인프라가 적은 것은 사실입니다. 대구에 시립 미술관이 하나뿐이라는 것만 보아도 알 수 있어요. 지방의 인프라가 열악한 것을 스스로가 당연하게 생각하는 것이 안타깝습니다. 시민들뿐만 아니라 결정자의 경우에도 이러한 점을 그저 받아들이고요. 각 지역의 교육이 모두 중요하겠지만 특히 대학 교육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느낍니다. 동시대적인 교육과 동시에 양질의 교육을 제공해야 하는 것이 대학의 의무입니다. 교수, 강의진에게는 스스로를 끊임없이 돌아보고 발전시키며 양질의 교육을 성장하는 학생들에게 제공할 의무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 역시 서울에서 공부하다가 대구로 내려간 것이 디자이너로서 인생에도 큰 전환점이 되었어요. 서울에 계속 살았다면 몰랐을 더 넓은 세상을 지방에 살면서 바라볼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에요. 무엇이든 몰라도 되는 삶은 참 편하지만, 시간과 노력을 들여 알아가야 할 가치가 있는 것들이 분명히 있다고 생각해요. 그렇기 때문에 각 지역에서 공부하는 학생들이 자신의 지역에만 한계를 두지 말라는 말을 하고 싶어요. 물리적인 거리는 쉽게 넘어설 수 있는 세상 인만큼 더 넓은 지역을 바라보고 활동하고 공부하기를 바랍니다. 사월의눈 역시 대구에 베이스를 두고 있지만 대구만을 다루지는 않는 것처럼, 이러한 사례들이 본보기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현시점에서 정재완 님의 다음 목표 및 꿈을 들어볼 수 있을까요?

먼 미래에 노인이 되었을 때를 생각해 보면 막연하게 빵을 만들고 싶어요. 꼭 빵이 아닐지라도 주변 사람들에게 가장 무해한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에 빵이 떠올랐습니다. 제가 디자이너로서 느낀 지식과 경험을 함축해 디자인이 아닌 다른 존재로 보여주고 싶습니다.

홍익시디 소식지
지난 호 보기 | 기사 제보 및 인터뷰 요청 | 구독하기

홍익시디 소식지 팀
sidi.newsletter@gmail.com
손주현, 오다은, 정시윤, 최예주

이미지 출처
정재완 프로필 이미지 © 정재완 | 책 『마생』 개정판 이미지 © 정재완 | 책 『정병규 사진 책』 이미지 © 정재완 | 책 『아파트 글자』 이미지 © 정재완 | 책 『대구는 거대한 못이었다』 이미지 © 정재완 | 책 『북한산』 2판 이미지 © 정재완 | 책 『Belonging Nowhere』 이미지 © 정재완 | 표 © 홍익시디 소식지 | 책 『어서오십시오』 이미지 © 정재완 | 《2024 디프앤포스터(diff n poster)》 행사 전경 이미지 © 정재완 | 책 『작업의 방식』 이미지 © 정재완 | 책 『낯선 골목길을 걷는 디자이너』 이미지 © 정재완 | 음절 실험(스트맅) 이미지 © 정재완

홍익대학교 시각디자인과
04066 서울특별시 마포구 와우산로94 홍익대학교 홍문관 R712 시각디자인과 학과사무실
Tel +82 2 320 1214 | Fax +82 2 3142 5792
sidi.hongik.ac.kr

Hongik University Visual Communication Design
Department office, R712, Hongmungwan,
Hongik University, 94, Wausan-ro, Mapo-gu, Seoul 04066, South Korea
© 2024. HIVCD All rights reserved.